만딥 라이 박사 인터뷰: 180개국 리더가 말하는 가치와 목적의 힘
안녕하세요 만딥 박사님! 본인 소개와 함께 ‘가치 기반 변화’를 평생의 일로 삼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가치 기반 변화를 돕는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Dr.Mandeep Rai입니다. 제 커리어는 JP Morgan에서 프라이빗 뱅킹(PB) 업무로 시작했습니다. 그 후 UN과 여러 NGO에서 일하며, 다양한 사회 문제와 조직의 현실을 가까이서 보았죠. 이후 아랍에미레이트(UAE) 최초의 미디어 벤처 캐피털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고 BBC 기자로도 일했습니다.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수많은 리더, 기업가, 그리고 조직을 만나 인터뷰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점점 더 분명해진 사실이 있어요. 사람의 행동을 이끄는 것은 ‘무의식의 프로그래밍’이라는 겁니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 타고난 성향, 환경적 요인에 의해 쉽게 자동 반응을 하곤 하죠.
하지만 저는 사람은 그저 반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의식적으로 선택(conscious choice)할 수 있는 존재라고 믿습니다. 반응을 넘어 더 높은 수준의 의식 상태로 들어가, 나의 무의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자각하고 스스로를 어떻게 ‘프로그램’할지 적극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 이 확신이 제가 ‘가치 기반 변화’를 평생의 주제로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다양한 국가의 리더와 조직을 만나셨더군요. ‘가치 중심 조직’에서 관찰된 리더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지금 저는 피지에 와있는데요, 이곳을 포함해 지금까지 180개국이 훨씬 넘는 나라를 여행했습니다. 그 여정 속에서 수많은 리더와 조직을 만나면 느낀 한 가지 공통점은 바로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이에요. 사랑이라는 단어가 다소 뜬금없게 들릴 수도 있죠. 하지만 제가 말하는 사랑은 감정적인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자리한 희생(compassion)과 공감(empathy) 의식을 뜻합니다. 이런 요소들이 있을 때 리더는 구성원의 성장과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고, 자연스럽게 서로가 함께 성장하며 윈윈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게 됩니다.
다르게 말하면, 가치 중심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은 자신보다 타인에게 더 관심 있는 사람입니다. 자기 자신만의 성공에 집중하기보다 '이 관계가 나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좋은가'를 먼저 생각하는 리더인거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알지 못합니다. 어떻게 하면 발견할 수 있을까요?
우선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많은 사람들이 “내 가치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라며 깊게 고민하지만, 사실 그 답은 이미 당신 안에 존재합니다. 사람의 가치는 멀리 있지 않아요. 당신이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어떤 말을 자주 하는지,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지, 이 모든 것들이 이미 당신의 가치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만약 잘 모르겠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보이나요?” 대부분은 당신보다 먼저 답을 알고 있을 거예요. 그들은 당신의 일상 속에서 이미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보고 있으니까요.
당신의 가치는 이마에 쓰여 있습니다. 우리가 그것을 읽지 못할 뿐이에요. 이처럼 우리는 이미 수많은 작은 결정과 큰 결정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살아내고 있습니다. 단지 그 사실을 ‘의식적으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그리고 하나 더 기억해야 할 점이 있어요. 지금까지의 가치가 앞으로의 가치와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을 지금까지 이끌어온 가치가 앞으로의 여정을 이끌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가치를 미래로 가져가고 싶은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당신만의 방식으로 빛나는 시작점이 될거에요.
조직의 핵심가치를 구성원이 살아내기 위해서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요?
많은 기업이 핵심가치를 정해놓고 구성원들에게 강조하지만, 그게 ‘행동’과 ‘의사결정’에 반영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립서비스일뿐이죠.
예를 들어 빅거츠의 핵심가치가 ‘담대함(Courageous)’이라면, 그 가치는 채용·평가·보상·승진·커뮤니케이션 전반에 녹아 있어야 합니다. 회사는 담대함을 실천한 사람을 채용하고, 조직안에서 그 가치를 보이는 구성원에게 보상하고 승진시켜야 합니다. 반대로, 조직의 가치를 일관되게 훼손하는 사람은 아무리 성과가 좋아도 리더로 세워선 안 되겠죠.
또한 커뮤니케이션 역시 중요합니다. 조직이 어떤 가치를 믿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보여줘야 합니다. 외부 홍보나 브랜딩에서도 그 가치가 드러나야 하고요. 이렇게 조직의 언어, 시스템, 전략, 보상 전반이 일관되게 연결될 때 비로소 구성원들은 “우리 회사는 진짜로 그 가치를 믿는구나”를 느낍니다.
그게 바로 ‘가치 기반 문화(Value-based culture)’의 시작점이에요.
개인의 가치와 회사의 가치가 충돌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건 아주 섬세하고도 중요한 주제예요.많은 사람들이 “회사의 가치와 내 가치가 다르다”고 느끼지만, 사실 대부분은 ‘가치의 충돌’이라기보다 ‘신념의 차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치는 우리를 하나로 묶습니다. 반면, 신념은 때로 우리를 나누죠. 그래서 저는 먼저 이렇게 조언합니다. “불편함을 느낀다면, 먼저 대화하세요.”
매일 아침 출근이 괴롭고, 해야 하는 일이 마음속 깊은 곳의 ‘옳음’과 어긋나 괴롭다면, 그건 단순한 차이가 아니라 내면의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조직과 진솔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가치 기반 조직’은 열린 대화를 통해 서로의 차이를 좁히려는 노력을 기꺼이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맞지 않는다면, 너무 빠르게 결정을 내리기보다 조직 안에서의 다른 가능성을 먼저 탐색해보세요. 예를 들어, 다른 부서나 역할로 이동하면 자신의 가치가 더 잘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회사를 떠나는 건 때로 필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내가 어떤 가치를 지키며 일하고 싶은가’를 명확히 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직은 종종 문제의 해답이 아니라, 새로운 불일치의 시작이 되기도 하거든요.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떤 가치를 중심으로 살아가고 싶은가’, 그리고 ‘그 가치를 지금의 자리에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찾는 일입니다.

구성원이 목적의식을 가지고 일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스폰서십이 중요합니다. 조직은 어떤 마인드셋과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무엇보다 두려움이 없는 마음(fearless mindset)이 필요합니다. 많은 기업이 이런 두려움을 가져요. “직원들이 자신의 가치와 목적을 발견하다가 우리 회사를 떠나버리면 어떡하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리더는 사람이 자신의 ‘진짜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발견이 구성원을 더 성숙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조직 또한 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걸 믿습니다.
좋은 고용주란 무엇일까요? 그건 자신의 팀을 진심으로 위하는 사람입니다. 때로는 쉽지 않은 선택이라도, 그 사람에게 옳은 길이라면 기꺼이 그걸 지지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리더 말이죠. 당신이 정말 좋은 리더라면, 팀원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해야 합니다. 설령 그 성장의 끝이 당신 곁을 떠나는 일일지라도요.
사랑과 같아요. 진짜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성장의 바람이니까요. 리더가 그런 마음으로 사람을 대할 때, 조직은 구성원이 해야 해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원해서 일하는 사람으로 채워집니다. 결국 목적의식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일을 단순한 업무로 보지 않습니다. 그 일은 자신이 믿는 가치의 연장선이자, 삶의 일부가 됩니다. 그 순간, 일은 더 이상 노동이 아니라 사명이 되고, 조직은 단순한 일터를 넘어 의미를 함께 만드는 공동체로 변하죠.
그런 조직에는 ‘두려움’ 대신 ‘신뢰’가, ‘통제’ 대신 ‘자발성’이 자리합니다. 그리고 그 신뢰 위에서만, 사람과 조직은 번영(thrive)할 수 있습니다.
개인과 조직의 목적이 일치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고 생각하시나요?
가치와 목적이 일치하는 조직에서는 실제로 측정 가능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제가 여러 나라에서 기업들과 함께 일하며 분석해보니, 조직이 가치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때 투입 자원의 약 25%가 절감됩니다. 겉보기엔 단순한 문화 개선 같지만, 실제로는 낭비가 줄고, 효율이 높아지며, 협업이 유연해지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는 거예요.
하지만 이건 단지 재무적인 효과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들은 “일이 내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갖게 되고, 그 순간부터 일은 ‘의무’가 아니라 ‘의미 있는 선택’이 됩니다.
“목적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일을 더 이상 ‘직업’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표현’이 됩니다.”
조직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의 가치와 조직의 목적이 연결될 때, 구성원들은 단순히 ‘성과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의미를 만드는 사람’으로 변합니다. 그들의 몰입도와 협업의 질이 달라지고, 결국 그 에너지가 조직 전체의 시너지와 지속가능성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말합니다. “가치는 목적을 향한 길을 비추는 나침반입니다. 가치가 명확하면, 목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결국 ‘가치 기반 변화’란, 가치를 정의하고 끝내는 일이 아니라, 그 가치를 통해 사람과 조직이 함께 성장하도록 방향을 일치시키는 과정입니다.
더 깊은 이야기는 GLOW 11월 밋업에서 나눌게요, 11월 25일 서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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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직과 구성원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